[한국일보 / 연재칼럼] 행복한 일을 찾아서 (17.04.18)

[삶과 문화] 행복한 일을 찾아서

한국일보  / 17.04.18
글쓴이 :  장수한


직장생활을 하다 보면 아주 가끔 이런 생각이 들 때가 있다. ‘다 먹고 살자고 하는 건데, 정말 먹고 사는 것 말고는 아무 생각이 나지 않는구나.’ 회사를 다니는 이유가 ‘먹고사니즘’ 때문이라고 하지만, 막상 인생을 통틀어 ‘먹고사니즘’만 추구한다고 하면 그것도 싫지 않을까. 사람이라면 누구나 행복을 갈망한다. 직장인도 예외는 아니다. 그런데 직장과 행복이란 단어는 이상하게 잘 어울리지가 않는다.

과연 행복한 일은 가능할까?

 

비록 대다수가 직장생활의 현실이 행복하지 않다고 해도, 그렇다고 이대로 포기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따라서 장기적이나마 직장의 행복을 찾아갈 수 있는 방향성 몇 가지를 공유해본다.

첫째, 회사를 학교처럼 여겨야 한다. 흔히들 회사는 학교가 아니라고 한다. 맞는 말이다. 일 할 때는 확실하게 성과를 내고 책임을 져야 한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회사에서 배울 수 있는 것을 최대한 많이 배워야 한다. 회사가 평생 나를 책임져 줄 수 없으니 언젠가 퇴사하는 날을 위해 공부를 해야 한다.

그렇다면 무슨 공부를 해야 할까? 직무? 조직생활? 엑셀과 PPT? 물론 다 필요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나’ 공부이다. 회사에서 내가 다니는 직무와 직종, 함께 일하는 사람들의 성향과 스타일을 거울삼아 나 자신이 누구인지 알아가야 한다. ‘나는 벤치마킹 조사를 재미 있어 하는구나. 나는 해외영업은 못하는구나. 나는 쓸데없이 보고서 줄 간격 고치는 일은 하지 말아야겠다’와 같이 스스로에 대한 퍼즐을 맞추며 자신을 알아가는 행복을 찾는 것이다.

둘째, 회사와 개인의 비전이 연계되는 일을 찾는다. 처음 창업을 할 때는 개인의 비전이 곧 회사의 비전이 된다. 그러나 회사가 커질수록 조직과 개인의 비전 간에 격차가 발생한다. 이럴 때 대표가 직원들에게 ‘주인의식을 갖고 내 회사처럼 책임지며 일해라.’라고 말해서는 안된다. 내 회사가 아닌데 어떻게 내 회사처럼 일하나? 가장 좋은 것은 처음부터 회사에서 필요로 하는 비전과 개인의 비전이 연계되는 사람을 뽑는 것이다. 개인 역시 자신의 비전에 맞는 회사와 직무를 찾는 노력이 필요하다. 그래야 억지로 시켜서 하는 일이 아닌, 진정으로 개인의 비전을 위함과 동시에 조직의 성장도 함께할 수 있게 된다.

셋째, 시간을 투입할수록 가치가 증대되는 일을 해야 한다. 어떤 일은 아무리 시간을 써도 실력이 그대로이거나 소모되는 일이 있다. 그럴 때는 내가 하면 할수록 역량과 스킬, 가치가 나의 것으로 쌓이고 증대되는 일을 찾아야 한다. 궁극적으로는 회사에서 잘 배운 것을 나중에 회사 없이도 써먹을 수 있도록 만들어줘야 한다. 그래야 회사 다닐 맛이 더 난다. 아 회사가 나를 단물 쓴물만 쏙 빼먹고 버리는 게 아니라, 나중에 퇴사 이후에도 나를 걱정해 주고 장기적인 관점에서 챙겨주는구나. 그렇게 해야 쉴 때 쉬고 일할 때 일하면서 진정한 업무 효율 증대와 동시에 행복한 개인과 조직의 비전도 달성할 수 있다.

 

지금까지 이상적인 뜬구름 같은 얘기라고? 필자가 운영하는 퇴사학교는 작은 스타트업이지만 이미 이 중 대다수를 실현하고 있다. 매주 회의와 MBO 면담을 통해 개인과 조직의 비전을 연계하려고 하고, 무슨 일을 하더라도 각자의 성장과 자생력을 기를 수 있도록 관점을 전환하려고 한다. 물론 완벽하고 이상적인 조직은 없을 것이다. 우리 역시 많은 시행착오와 어려움이 있다. 그러나 적어도 위의 원칙들을 되새기며 조금씩 더 행복한 일을 실현할 수 있는 방향을 찾으려고 노력하고 있다.

주변에 그런 케이스가 없다고 회사는 다 어쩔 수 없다고 냉소적으로 포기하기 전에, 조금이라도 행복할 수 있는 길이 있다면 시도해 보는 것. 그것이 리더의 책임이 아닐까.

장수한 퇴사학교 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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