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통 직장인의 위대한 글쓰기> 수업 후기 (김oo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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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사학교 댓글 0 조회 111 18-03-06 2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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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보빌딩 광화문글판 (출처=교보생명 공식 블로그)



광화문글판 아래 서면…



보통 직장인의 위대한 글쓰기 수업 수강후기


저자 :  감작자



겨울 들판을 거닐며

아무 것도 가진 것 없을거라고

함부로 말하지 않기로 했다



그 때였다. 복잡했던 머리 속이 조금씩 정리되기 시작한 건… 그 날은 ‘보통 직장인의 위대한 글쓰기’ 마지막 수업 날이었다.


칼퇴를 하고 지하철에 올랐다. 회사에서 수업 장소까지는 한 번 환승을 해야 하는데 귀찮았다. 


무엇보다 하루 종일 격무에 시달리며 초점 없는 눈동자와 영혼 없는 얼굴을 한 사람들로 가득 찬 한국판 설국열차 속에서 아둥바둥거리기 싫었다.


그건 전염병과도 같아서, 다시 출발선에 선 내가 옮아서는 안 될 병 같았다. 권태로운 따뜻함 대신 매섭지만 그 속에 청량함을 숨겨놓은 차가운 바깥 바람과 조우하고 싶었다. 

 

  환승 없이 광화문 역까지 직행했다. 출구로 나와보니 머리 위로 교보빌딩의 명물 ‘광화문글판’이 자리하고 있었다.


허형만 시인의 ‘겨울 들판을 거닐며’에서 발췌한 광화문글판의 글귀를 보고 그 자리에서 몇 초간 멍하니 서있었다. 마치 하늘에서 내게 내려 보내는 위로의 말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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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직을 위해 퇴사를 한 적은 있지만 겨울 들판 같은 세상으로 뛰어 나가기 위한 퇴사는 처음이었다. 게다가 기자 이외에 다른 직업은 가져 보지도 않았다.


16년 외길 인생… 스물일곱 살부터 마흔 세 살까지 ‘OOO 기자’로 살아왔는데, 내 이름에서 기자를 분리시키려고 하니 그 안에 고스란히 녹아 있는 내 청춘을 도려내는 것 같아 한동안 불면의 밤을 보냈다.

 

 

 하지만, 더 이상 의미와 보람을 찾지 못하며 회의감을 느끼고 있는 나는 ‘회의문화 개선을 위한 회의’에서 버틸 힘도 없었다.


고심 끝에 ‘퇴사’, 그리고 ‘퇴사 그 후’를 키워드 삼아 여러 정보들을 수집했고 내 레이더망에 걸린 게 바로 퇴사학교의 ‘보통 직장인의 위대한 글쓰기’라는 수업이었다.

 

 

‘글쓰기’의 끈을 놓지 않고 싶었고, 막연하게나마 작자(작가+기자)로의 전향을 꿈꾸던 나에겐 맞춤형 수업같았다.


특히 ‘보통’과 ‘위대한’ 이 어울리지 않는 두 단어가 어떻게 하모니를 이룰 지 호기심도 발동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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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렇게 첫 수업이 시작됐다. 틀에 맞춘, 정해진 소재에 국한된 글쓰기만 해 온 내가 무한 장르, 무한 소재의 글을 쓸 수 있다고 생각하니 설렜다.


함께 수업을 듣는 사람들은 어떨까 궁금했다.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이 와서 다양한 간접 경험을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들었고, 동종 업계 사람이 와서 뒤에서 소문나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다행히 이 두 가지 요건은 모두 충족됐다. 김밥 노점부터 지구 반대편 여행기까지 내 눈 앞에서 생생하게 펼쳐졌고, 딩크족인 내가 평생 경험할 수 없는 육아의 세계도 그려졌다.


꼬마 시인의 수정같은 맑은 표현력은 덤이었다. 아울러 연륜이 묻어나는 경험담부터 내 꼬꼬마 시절을 연상케하는 미생들의 고민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연주자들이 들려주는 인생 교향곡은 매 주 힐링을 선사했다.


어떻게 하면 글을 더 소구력있게 쓸까, 어떻게 하면 잘 먹힐까를 고민하고 수강신청을 한 내가 작아지는 순간들이기도 했다.


진짜 글쓰기의 힘은 인생의 힘으로부터 나온다는 걸 깨달은 게 이번 강의의 핵심인 것 같다. 



그렇기에 ‘보통’ 직장인들이 모인 이 자리에서

'위대한’ 글쓰기도 가능했으리라…



광화문글판처럼 나는 지금 겨울 들판에 서 있다. 세상의 기준에 맞춰진 사람들은 퇴사 예정자인 나를 두고 가진 것 없는(혹은 없을) 놈이라고 재단할 지도 모른다.


하지만 나 역시 글을 쓰고 말을 하고 사람을 만나며 ‘제 2의 인생’’, 혹은 ‘작자’에 열심히 씨를 뿌리고 물을 줄 것이다. 

 

 

누군가가 나에게 멋있다고 말해 줄 때나,

즐겁고 신나는 이야기가 있을 때나,

아니면 우울하고 기분이 안좋을 때나,

내가 너무 한심해 보일때나,

아무도 나를 이해해 주지 않는 것 같을 때나,

비가 오는 길을 걷고 싶은 때나,

하늘이 너무나 맑고 예뻐 보일때나,

바람에 흔들리는 벚꽃잎들이

신비로워 보일때나,

오랫동안 쓰게 될 물건을 사러 갈 때에도,



나는 글을 쓸 것이고 내 마음의 심장 박동도 더 강하게 뛸 것이다. 

 

 

그렇게 나는 글을 통해 내 인생을 켜켜이 쌓아 올리고 싶다. 내 글은 매 순간순간의 기록이자 오롯이 나와 내 주변인들의 소박하지만 깊은 역사가 되었으면 좋겠다.


그러다 보면 광화문글판은 봄의 희망을 전하는 글귀로 바뀔 것이고, 움츠러있던 새싹들도 저마다 겨우내 숨겨왔던 얼굴을 내밀 것이다.


이에 발맞춰 내 인생의 진정한 봄도 시작될 것 같다.

 

그러므로 나는 내 자신에게



겨울 들판을 거닐며

아무 것도 가진 것 없을거라고

함부로 말하지 않기로 했다



※ 이 글은 퇴사학교 '보통 직장인의 위대한 글쓰기'를 수강하신 김OO 님의 작품입니다.


※ 무단 전재 및 재배포는 삼가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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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이런 글을 쓰고 싶다, 마음이 움직였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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