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쓰기 수업후기] 회식 후에도 내가 노트북을 꺼낼 수 있었던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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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사학교 댓글 0 조회 439 19-01-29 1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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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사학교 #글쓰기 #수업후기


<퇴사 학교 글쓰기 4주 차에 들어서며>


“나 글쓰기 시작했어. 클래스도 나가.”

1월 첫째 주 월요일, 회사에서 가장 친한 친구에게 얘기했다. 매일 한 편씩 글을 쓴다고, 그래서 나중에는 정말 잘 쓰고 싶다고. 이제 첫발을 떼었는데 꾸준히 할 거라고 얘기했다. 친구한테 굳이 얘기한 건, 정말 열심히 해 보고자 하는 스스로에 대한 다짐이었다.

우리는 왜 글을 쓸까? 아니 왜 쓰고 싶어할까?


글은 자기표현의 수단이고 자기 생각을 표현하는 것이라고 이곳 퇴사학교 글쓰기 수업에서 배운다. 틀린 말은 아니지만, 여기 오는 한 사람 한 사람은 또 각자의 이유가있다. 어떤 사람은 글을 더 잘 쓰고 싶어서 온다. 어떤 사람은 글쓰기를 잘 배워보고 싶어서, 또는 나중에 책을 내고 싶어서 온다. 나와 함께하는 한 작가님은 지금 사는 마을 이야기를 글로 잘 써보고 싶어서 오셨다고 했다.

수업은 매주 토요일 진행된다.


수업이 있는 토요일을 제외하고는 매일 한 편씩 A4지 한 장 정도 분량의 글을 카페에 올려야 한다. 이게 말처럼 쉽지가 않다.


첫 수업을 듣고 난 첫 화요일에 부산으로 출장을 가게 되었다. 기차에서 글쓰기와 관련된 책을 읽고 노트를 열어 글을 썼다. 보통 출장 저녁에는 동료들끼리 모여 술자리를 갖는다. 나는 눈치를보다가 슬쩍 일어난다.

“형 왜 벌써 가?”


“어, 몸이 좀 안 좋네.”


“정말?”

웬만해서는 끝까지 자리를 지키는 편이다. 하지만 이날은 방으로 돌아와 샤워하고 노트북을 열어 낮에 쓰던 글을 정리한다. 한방을 쓰는 부장님이 묻는다.

“아니 뭘 그렇게 열심히 해? 기차에서 자지도 않더니만?”


“예, 일기 같은 거예요.”


라며 둘러댔다.


피곤하지만 글을 마저 쓰고싶다. 다음 날 서울로 돌아오는 기차에서도 역시 글을 쓴다. 하루 한편씩 글을 쓰는 게 쉽지는 않다. 제법 부담이 크다. 그렇게 부담을 갖고 글을 쓰다 보니 생활에 변화가 생겼다.


생활 속에서 계속 글거리를 찾게 된다. 문득 드는 생각들이 있으면 핸드폰 메모장에 기록한다. 평소에 있던 생각들도 머릿속에만 갖고 있었는데 계속 메모장에 짧게라도 적기 시작한다. 이렇게 해도 하루 한 편 쓰기는 여전히 힘들다. 책을 읽거나 인터넷 뉴스를 보다가 좋은 내용이 있으면 사진을 찍어 놓거나 스크린을 캡처한다.


말이 줄었다. 원래 말이 많은 편이다. 그런데 글을 쓰다 보니 어느 정도 하고 싶은 말을 한다고 생각하는지, 사람들을 만나서 얘기 할 때 말이 많이 줄었다. 자연스럽게 그렇게 됐다.


매일 글을 쓰다보니 자신을 돌아보게 됐다.


글을 쓰다 보면 아무래도 나의 경험이나 기억을 바탕으로 쓰게 된다. 글로 쓰려면 단어를 골라야 하고 표현을 다듬어야 한다. 확실히 머리에만 담고 있는 것보다는 글로 적는 것이 마음 정리가 잘 된다.


성장한다는 느낌이 든다. 사실 여기 퇴사학교에 온 가장 큰 이유이기도 하다.

나는 늘 퇴직 이후를 일찍 준비하려고 했다.


업무 선택도 회사 내에서 전망 있는 일 보다는 하고 싶은 일, 퇴직 이후에도 이어질 수 있는 일을 하려고 했다. 그 결과 사내 강사로 일했다. 몇 번의 이직, 몇 번의 구조조정을 겪었다. 나이가 들며 이제 이런 일들이 더 심각하게 와 닿는다.


작년에 다른 업무로 위치가 바뀌며 큰 방황을 했다. ‘정말 나에게 맞는 일이 무엇일까?’, ‘나는 꿈을 쫓는 사람일까? 그냥 어쩔 수 없이 일하는 직장인일까?’ 답답하고 막막했다.


이런저런 관련된 책들도 읽어보고 주변 사람들도 만나 보았지만, 결국 답은 스스로 찾아야 했다. 방향을 정했다. 그리고 할 일을 세 가지 정도 정했다. 그 첫 번째가 글을 써 보는 것이다. 그래서 무작정 퇴사학교 글쓰기 수업에 등록했고 새해 첫 번째 토요일 수업에 갔다.

세 번째 수업 시간, 유독 수업 제목에 다시 눈이 간다.

‘나를 발견하는 30일 글쓰기’


이제 절반 왔다. 직장 생활하랴, 아내를 도와 애들 보랴, 영어 공부하랴 시간 내기가 쉽지 않다. 그래도 단 보름이지만 글을 쓰며 생각의 양이 많이 늘었다.


지금은 썼던 글을 돌아볼 시간도, 꼼꼼히 자료를 찾아보거나 시간을 들여 퇴고할 시간도 없다. 일단 하루 한 편 쓰는데 집중하고 있다. 지금도 글을 쓰면서 아이랑 잠깐잠깐 놀아주고, 밥을 차려주고 다시 글을 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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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우선 워드 파일에 글을 쓴다. 그리고 맞춤법 검사기에 한 번 돌리고 수정된 글을 카페에 올린다. 카페에 내 글을 올린 뒤에 다른 사람의 글을 본다. 다른사람 글을 먼저 보면 주눅이 들기 때문에 꼭 내 글 먼저 올린다. 그리고 노트북에 새로 만든 “나의 글쓰기” 폴더에 파일을 저장한다. 파일마다 1번부터 글을 쓴 순서대로 번호를 단다. 이 글이 14번인데 하나하나 번호 쌓이는 재미가 쏠쏠하다.

나는 그동안의 나의 경험과 생각들을 적어보려고 한다.


가능하다면 특정한 주제를 정해 관련된 글을 계속 써보고도 싶다. 사람들이 공감할 수 있다면 충분하다. 글쓰기 수업 중에 배운 바로는 내 장르는 에세이가 적당하다. 메모들을 어떻게 정리해서 저장할지, 단어 채집을 어떻게 할지는 여전히 고민이다. 국어 문법과 맞춤법이 약하고 어휘도 달린다. 아는 것도 별로 없고 책을 많이 읽어보지도 않았다.


하지만, 비록 15일이 지났을 뿐이지만, 난 이미 변해있다. 15일 전보다 나는 나를 많이 알게 됐다. 그리고 분명 15일 전의 나보다 나은 내가 되어 있다.


이제 30일이 되면, 그리고 이어서 66일이 되면 그때는 어떤 변화가 있을까? 계속되는 변화가 기대된다. 끝이없는 길이라 더 재미있는 글쓰기다. 수업에 함께하는 작가님, 그리고 잘 지도해 주시는 이동영 선생님과 함께라 더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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